WAIC 2026, 상하이 세계박람회 전시관. Google의 부스는 작지 않았고, 인테리어도 꽤 괜찮았다.
한 삼사십 대쯤 되어 보이는 남성이 화웨이 폰을 손에 쥔 채 다가와, 몸을 숙여 직원에게 물었다. Gemini는 어떻게 써볼 수 있나요?
직원의 대답은 짧았다. "저희는 지금 중국 본토에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셔야 합니다."
이게 전부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 중 하나가, 세계에서 가장 앞선 인공지능 전시회에 부스를 차리고, 직원을 보내고, 로고를 걸었다——그런데도 관람객이 자사 제품을 단 하나도 써볼 수 없는, 전시장 전체에서 유일한 참가 업체였다. 옆에 있는 중국산 거대 모델 회사들은 제품이 아무리 평범해도, 적어도 QR 코드 하나만 찍으면 두 마디쯤 대화해볼 수 있었다. Gemini를 만든 회사의 부스가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는 "내가 여기 왔었다"를 증명하는 것뿐이었다.
직원은 심지어 그 '다른 방법'이 무엇인지 입 밖에 낼 수도 없었다. 한 Google 직원이, Google의 부스에 서서, 은어로 사용자에게 방화벽을 우회해 Google에 접속하라고 권한 것이다. 이 문장에 담긴 모든 층위를, 그와 질문한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고 있었다.
나는 괜히 끼어들었고, 절반은 틀렸다
나는 마침 그 옆에 있었고,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보탰다. 홍콩판 삼성을 써보세요, Gemini가 기본 탑재되어 있으니까.
이 말은 절반만 맞았다. 홍콩판 Galaxy S25에는 실제로 Google 서비스가 온전히 사전 설치되어 있고, Gemini가 기본 어시스턴트라서 측면 버튼을 길게 누르면 바로 호출된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복기하다 보니, 내가 무의식적으로 말한 'VPN 내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삼성의 어떤 버전에도 국경을 넘어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내장 프록시는 없고, Secure Wi-Fi는 그저 공공 핫스팟 암호화 기능일 뿐이다. 그러니 그 아저씨가 정말 홍콩판 삼성을 샀더라도, SIM 카드를 꽂는 순간 Gemini는 여전히 연결되지 않았을 것이다.
덧붙여 더 흔한 오해 하나를 바로잡자면, 중국 내수용 삼성과 Gemini는 아무 관련이 없다. 내수용 S25의 시스템 레벨 AI는 자사 Bixby에 맡겨져 있고, 그 밑바닥에는 智谱의 Agentic GLM과 文心一言이 있으며, 나중에는 DeepSeek-R1까지 추가됐다. 같은 하드웨어가 세관 하나를 넘으면, 그 안에 사는 모델이 통째로 바뀌는 것이다.
네 개의 벽
복기를 마치고 나서야 이 일의 전체적인 형태가 보였다. 중국 본토의 평범한 사용자가 Gemini(혹은 GPT, Claude)를 쓰려면, 네 개의 벽을 연달아 넘어야 한다.
디바이스. 손에 쥔 화웨이에는 GMS가 없고, 중국 내수용 안드로이드는 전 라인업에서 Google 서비스가 잘려 나갔으며, 내수용 iPhone의 해외 AI 기능은 네트워크 소속 지역 기준으로 차단된다. 첫 번째 벽에서 이미 시중에 팔리는 대부분의 폰이 걸러진다.
네트워크. 홍콩판 기기로 바꿔도 네트워크는 여전히 통하지 않는다. 직접 프록시를 구축하거나 구매해야 하는데, 이걸 공개적으로 가르쳐주는 합법적인 경로는 어디에도 없다——그 직원이 '다른 방법'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었던 것처럼.
계정. Google 계정을 만들려면 인증을 받을 수 있는 휴대폰 번호와 깨끗한 네트워크 환경이 필요한데, +86 번호의 가입 통로는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한다.
결제. Gemini Advanced 같은 유료 등급을 쓰려면 외화 카드나 해외 결제 경로가 필요하고, 이것 또한 계좌 개설부터 시작하는 한 세트의 절차다.
네 개의 벽, 하나가 끊기면 사슬 전체가 끊긴다. 내가 건넨 조언은 첫 번째 벽 하나만 해결해줬을 뿐이다. 그리고 일부러 부스까지 찾아와 '어떻게 써보나요'라고 물어야 하는 사람에게는, 나머지 세 개 중 어느 하나라도 포기하기에 충분하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장벽의 형태다. 그것은 벽 하나가 아니라 사슬 하나다. '중국 사용자가 해외 AI를 쓸 수 있는가'를 논할 때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네트워크 봉쇄만 이야기하지만, 실제의 배제 메커니즘은 디바이스, 네트워크, 계정, 결제의 사중 중첩이다. 나처럼 네 가지를 모두 갖춘 사람은 극소수이고, 갖추는 과정 하나하나마다 돈을 쓰고, 시행착오를 겪고, 공략을 찾아봐야 했다. 그 아저씨는 쓰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라, 그 사슬이 그의 눈앞에서 고리 하나도 이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와 있지만, 불발
마지막으로 기록해둘 만한 것은 Google의 처지다. 이 회사는 Gemini를 해외 삼성 폰의 기본 위치에 올려두기 위해 매달 삼성에 거액의 비용에 구독 수익 배분까지 얹어 지급한다——돈을 들여서라도 깔아야 하는 유통 채널이다. 그런데 중국 본토 시장에서는 이 공식이 완전히 먹히지 않는다. 돈은 삼성에 줬지만, 삼성 내수용에는 여전히 智谱와 文心밖에 싣지 못한다. 채널, 사전 설치, 보조금——인터넷 시대에 검증된 모든 시장 공략 무기가 여기서는 전부 불발이 되어, 마지막에 남는 건 부스 하나와 "다른 방법을 찾아보세요"라는 한마디뿐이다.
그 아저씨가 나중에 어느 부스로 갔는지는 보지 못했다. 하지만 아마 그는 결국 폰에 이미 깔려 있던 어떤 중국산 앱을 열었을 가능성이 크다——그것을 선택해서가 아니라, 그것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